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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런 코벤 '아들의 방'

B~올렛 2012. 10. 29. 14:00

 

 

'아들의 방' 이야기는 술집에서 두 남녀가, 정신을 잃기 직전의 여자 매리앤이 화장실을 가기 위해 일어나려고 할 때 그녀를 데려다 준다고 하면서 술집 뒷문으로 안내해 차로 납치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무지막지한 폭력으로 죽이고 창녀로 위장시켜 길거리에 유기한다. 그리고 그 남녀는 쇼핑몰 주차장에서 또다시 한 명의 주부를 납치한다. 

 

이를 추적하는 무능한 경찰 프랭크 트레몬트는 창녀로 오인하고 수사를 하지만, 이 무능한 경찰이 자신보다 어리고 여자라 무시하는 그의 상관인 수사과장 로렌 뮤즈는 여러 면을 조사하고 그녀가 창녀가 아님을 알게 된다. 이렇게 제인 도(신원 불명의 여자 변사체로 ncis 등 미드에서 종종 나오기도 한다)에 대해 수사하면서 새롭게 납치당한 여자의 남편 실종신고로 그녀를 수사하면서 둘의 연관성을 찾는다. 이렇게 수사하는 과정에서 둘의 신경전에 대한 이야기도 꽤 재미있다. 초반에 잠깐이지만..

 

이 이야기 뿐 아니라, 리빙스턴 교외에 있는 복층식 맥맨션을 소유하고 있는 의사 마이크와 그의 아내이자 변호사인 티아, 그리고 아들 애덤, 딸 질의 이야기도 함께 진행된다. 주니어 아이스하키 팀 골키퍼가 되어 톱클래스의 뛰어난 대학 선수가 될 것으로 기대했던 애덤이 갑작스레 운동을 그만두고 달라지기 시작한 것에 걱정스러운 마이크와 티아는 사람들을 기피하고 홀로 방안에 틀어박혀 게임을 하거나 메시지를 주고받는 애덤이 넉 달 전에 자살한 친구 스펜서 힐처럼 극단적인 선택을 할까봐 걱정한 나머지 애덤에게 무슨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고자 애덤의 PC에 감시 장치를 설치하게 된다. 

 

또한 죽은 아들을 매일 같이 그리워 하던 스펜서의 엄마 벳시는 추모 사이트에서 아들이 죽던 날 밤의 사진을 발견하고 자살에 관한 다른 무엇인가가 있다는 것을 감지하고 그것을 알아내기 위해 애덤을 만나게 된다.

 

더불어 마이크 옆집의 가족, 단테 로리먼과 수전의 가족에 대한 글과 질의 친구인 야스민에게 벌어진 일과 그 딸을 지키려는 아버지 가이 노박에 대한 글 나오고.. 어떻게 보면 여러 이야기로 정신없이 번갈아 나오지만, 읽는 내내 모든 이야기가 몰입이 되는 이야기이고 결말에 어떤 연관성을 가지게 될지 기대하면서 읽게 되는 몰입감이 대단한 책이다. 역시 할런 코벤이지하면서 먼저 읽었던 '용서할수없는' 책으로 약간은 할런코벤에 대한 나의 기대치를 낮췄던 생각을 도로 돌려놓은 책이기도 하다. 

 

이 '아들의 방'은 대화의 문을 닫은 상태에서 점점 달라지는 자식에게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는 부모.. 어떻게 보면 요즘 사춘기 아이의 부모라면 누구나 고민하고 있는 일 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으로 책을 읽어갔다. 사랑과 관심을 어떻게 적절하게 표현하고 조절해야할지도 고민이고.. 이제 사춘기에 막 들어서고 있는 나의 아이도 비밀이 조금씩 생겨나고 언제나 말해주던 자신의 이야기도 점점 주는 듯 하던 차에 이 책을 접하게 된 지라 더 관심있게 읽은 듯 하다. 어떠한 상황이든 부모가 자신을 사랑하고 있다는 그 마음에 의심이 생기지 않게 최선을 다해서 사랑해야겠다는 마음을 다시 한번 해본다. 아침에 서두르지 않는다고 나도 모르게 짜증스럽게 말한 것에 반성하면서...

 

 

남을 엿볼 수는 있지만, 남의 행동을 예측할 수는 없는 법이다.애덤은 곤란한 상황을 헤쳐 나올 수 있는 나름대로의 방법을 찾아낼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아들의 방 513쪽)

 

 

 

신뢰라는 건 그런 것이다. 좋은 의도로 깬 거라도, 한번 깨지면 영원히 되돌릴 수 없는 법이다. ㆍㆍㆍㆍㆍㆍㆍ

최선을 다하는 것! 그게 다였다. 최선의 마음가짐으로 대하고, 자신들이 사랑받고 있다는 걸 알게 해주면 된다. 하지만 인생이라는 게 너무나 무작위적이어서 그보다 더한 것은 하지 못할 수도 있다. 인생을 마음대로 조종할 수는 없다.ㆍㆍㆍㆍㆍㆍㆍ그가 가장 좋아하는 표현은 '인간은 열심히 계획하지만, 신은 비웃는다'였다. 티아는 지금까지 그 말의 진정한 의미를 알지 못했다. 그냥 최선을 다하지 않아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 때 신이 개입해서 엉망으로 만들어버렸기 때문이라고 늘어놓는 변명거리인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우리가 가진 모든 걸 내세워 최선의 노력을 할 수는 있지만, 그걸 마으대로 조종하는 건 환상에 불과하다는 걸 깨달았다. (아들의 방 513~514쪽)

 

 

 

너 자신이 할 수 있는 걸 하면 된다. 네가 온 정성을 기울여 아이들을 사랑하면 된다. 티아는 마음속으로 연신 그 말을 읊조렸다. "다 괜찮아질 거다." 티아는 같은 말을 한번 더 되풀이했다. 이번에는 자신도 그 말을 믿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아들의 방 51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