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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ok

히기시노 게이고 '매스커레이드 호텔'

by B~올렛 2012. 11. 19.

 

 

호텔 일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있는, 코르테시아도쿄 호텔 프런트 담당 호텔리어, 야마기시 나오미가 깔끔한 일처리를 보여 주는 작은 사건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빠른 판단으로 고객의 불만사항을 깔끔하게 해결하는 모습에서 그녀의 성격을 볼 수 있다. 이런 그녀에게 조금은 무례하고 오만해 보이는 경시청 소속의 닛타 고스케 형사를 호텔리어로 교육시키는 일이 주어진다.

 

얼마전 도쿄에서 연쇄살인 사건이 일어났고 살해범이 남긴 의문의 메시지에서 다음에 사건이 일어날 곳이 코르테시아도쿄 호텔이라는 정보를 얻어 경찰들이 잠입수사를 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범인에 대한 단서도, 또 누구를 노리는지도 모르는 상태로 단지 호텔에서 사건이 일어난다는 것만 알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내키지 않는 일을 하게 된 두 사람. 하지만, 나오미는 닛타 형사를 프런트 직원으로 교육시키면서 다양한 고객들을 접하고 서로를 이해해 간다. 읽는 내내 사건에 대한 궁금증도 있었지만 두 사람의 로맨스도 기대하면서 흥미롭게 보았다. 혹시 두 사람이 나오는 책이 또 나온다면 그들의 관계는 좀 더 깊어지겠지...^^

 

사건에 대해 말해보자면 연쇄살인 사건 중, 첫 번째 사건은 10월 4일에 일어난 사건으로 오카베 데쓰하루라는 회사원이 교살당하고 '45.761871, 143.803944'라는 메모지가 남겨진다. 두 번째 사건은 10월 10일에 노구치 후미코라는 43세의 주부로 목에 액살의 흔적이 있다. 또한 '45.648055, 149.850829' 가 남겨져 있고, 10월 18일에 세 번째 사건이 일어나는데, 이 때는 53세의 고등학교 교사가 후두부를 둔기로 맞아 살해되고, '45.678738, 157.788585'가 적힌 메모가 발견된다.

 

며칠 전 케이블에서 '노잉'이라는 숫자로 예견된 대재앙의 비밀을 말하고 있는 영화를 보았는데, 그곳에서 숫자가 의미하는 것 중, 위치를 나타내는 위도, 경도를 의미하는 것이 나왔기 때문에, 혹시 이것도 위도 경도 아닌가 했었는데...^^

 

 

'매스커레이드 호텔'은 히가시노 소설에서 주로 만나던 가가형사나 물리학자 유가와와는 다른 형사 닛타의 매력을 느낄 수 있을 뿐 아니라, 그와 콤비를 이루는 시나가와 경찰서 형사인 노세, 우둔해 보이는 중년 아저씨같지만 알면 알수록 넓은 인맥뿐 아니라 상당한 수완가이면서도 수훈을 세우는 데는 관심이 없는 괴짜 형사이다. 닛타형사가 노세형사에 대한 생각의 변화도 재밌게 보았다. 마지막 장면에서 나오미와 닛타형사를 위해 살짝 빠져주는 센스도 있어서 은근히 매력적인 인물로 느껴진다. ㅎㅎ

 

호텔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들이라 다양한 인물들을 만나게 되는데, 그곳에서 벌어지는 작은 이야기들로 살짝 쿵 감동도 주고 모.. 이 작품도 여타 다른 것처럼 일본에서 또 드라마나 영화로 나오겠구나 싶었다. 추리소설치고는 커다랗게 빵 때려주는 반전은 없지만(나만 그렇게 느낀 것일지도 모르겠다. 점점 더 큰 반전을 바라고 있는듯해..^^) 손에 잡으면 앉은 자리에서 다 읽어버리게 만드는 이야기라서 추천할 만하다.